천리향 분재를 선물하며 느낀 것들|식물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주는 가장 조용한 마음

식물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주는 가장 조용한 마음

평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었던 회사 선배님께 작은 선물을 드렸다.
말로 표현하기에는 조금 쑥스럽고, 그렇다고 가볍게 넘기기에는 늘 도움을 받았던 분이라 오래 고민했다. 선배님은 평소 식물을 무척 좋아하신다. 사무실에서도, 집에서도 식물을 돌보는 이야기를 자주 하셨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식물을 선물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한 가지 걸리는 점이 있었다.
이미 집에 식물이 많아 공간이 거의 없다는 이야기를 종종 하셨다는 것이다. 크고 화려한 화분은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바로 천리향 분재 화분이었다.


공간을 생각한 선택, ‘분재’라는 답

분재는 크지 않지만 존재감이 있다.
특히 천리향 분재는 가지 하나하나에 멋이 있고, 잎의 윤기가 좋아 작은 공간에서도 충분히 분위기를 만들어준다. 크지 않은 화분이지만 ‘아무 식물이나 고른 것 같지 않은’ 느낌이 있다.

나는 블랙 화분에 담긴 천리향 분재를 골랐다.
검은 화분과 초록 잎의 대비가 차분하면서도 우아했다. 화려함보다는 단정함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선배님께 드리며 “공간이 많지 않다고 하셔서 작은 분재로 골랐어요”라고 말씀드렸더니, 그 배려가 더 고맙다며 웃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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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란다로 간 천리향, 꽃을 기다리는 시간

선배님은 그날 바로 화분을 베란다에 두셨다고 한다.
천리향은 겨울의 기온을 어느 정도 겪어야 꽃을 피운다고 했다. 너무 강한 추위는 피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계속 실내에만 두면 꽃이 피지 않는 식물이라고 한다.

“꽃을 보려면 한동안 베란다랑 실내를 오가야 해요. 너무 추운 날만 안으로 들이고요.”
그렇게 말씀하시는데, 그 말투에서 묘한 설렘이 느껴졌다. 단순히 식물을 하나 더 키우는 것이 아니라, 기다림 자체를 즐기고 계신 느낌이었다.

천리향의 학명은 Daphne odora이다.
이 식물은 꽃이 피는 순간을 위해 긴 시간을 준비한다. 잎만 보고 있으면 평범해 보일 수 있지만, 어느 날 갑자기 아주 강한 향으로 존재를 드러낸다.


선물한 사람도 함께 기분이 좋아졌다

신기하게도, 선물을 한 나까지 기분이 좋아졌다.
“꽃이 피면 사진 보내줄게요.”라는 말 한마디에 괜히 기대가 됐다. 내가 직접 키우는 식물도 아닌데, 꽃이 언제 필지 함께 기다리는 사람이 된 느낌이었다.

천리향은 이름 그대로 ‘천 리 밖까지 향기가 난다’고 할 만큼 꽃향기가 매우 좋다고 한다. 아직 꽃은 피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어떤 향일지 상상하게 된다. 식물 하나가 사람 사이에 이런 감정을 만들어줄 수 있다는 게 조금 놀라웠다.


식물을 선물한다는 것의 의미

식물 선물은 참 조심스럽다.
관리 부담이 될 수도 있고, 취향을 탈 수도 있다. 그래서 아무에게나 추천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식물을 좋아하는 사람, 그리고 마음을 조용히 전하고 싶은 상황이라면 천리향 분재는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특히 이미 식물이 많은 분이라면, 큰 화분보다 작은 분재가 오히려 더 센스 있게 느껴질 수 있다. 공간을 많이 차지하지 않으면서도, 계절의 변화를 함께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천리향(Daphne odora)은 단순히 예쁜 식물이 아니라, 기다림과 설렘이 함께 있는 식물이다. 꽃이 피기 전까지의 시간도 하나의 과정으로 즐길 수 있다. 그래서인지 선물하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에게 여운이 남는다.


고맙거나 소중한 사람이 있다면

고맙다는 말을 자주 하지 못하는 관계가 있다면,
말 대신 마음을 전하고 싶다면,
그리고 그 사람이 식물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천리향 분재는 충분히 추천하고 싶은 선물이다.

화려하지 않아 더 오래 기억에 남고,
크지 않아 부담스럽지 않으며,
꽃이 피는 날을 함께 기다릴 수 있다.

이번 선물을 통해 다시 한 번 느꼈다.
선물은 가격이나 크기가 아니라, 상대방을 얼마나 생각했는지가 전해지는 것이라는 사실을.
천리향 분재는 그 마음을 조용히 대신 말해주는 식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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